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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서평

벤자민 프랭클린과 나

벤자민 프랭클린

자기계발의 왕

벤자민 프랭클린은 학교를 다니는 동안 너무나 많이 들었던 인물이다. 먼나라 이웃나라, 교과서에서 항상 저 대머리 할아버지를 볼 수 있었다. 만화에서는 연을 들고 밖을 쏘다니는 괴짜 할아버지로 그려졌고 옛 그림에서는 근엄한 모습으로 내 기억에 남아있다. 시간이 지나 스스로 자기계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다이어리에 대해 알아보다가 이 사람이 처음으로 고안했다는 프랭클린 다이어리에 대해 알게 됐다. 너무 비싼 가격에 포기하고 다른 다이어리를 집게 됐지만 '연 날리는 할아버지는 자기계발을 잘 하는 편이시구나'하고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대체 그는 어떻게 자기계발의 대가로 소개되게 된 것일까?

벤자민 프랭클린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읽은 네 가지 책

프랭클린은 17남매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가정에는 사람이 너무 많았고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채 공부를 그만 두어야 했다. 그는 인쇄소의 도제로 첫 일을 시작하게 된다. 인쇄소의 일은 다행히 그에게 맞는 일이었다. 책을 읽음으로써 글에 대한 흥미가 생겼고 프랭클린은 글을 쓸 때마다 의식적으로 논리적, 수사적으로 잘 쓴 글을 쓰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그는 대학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가 되었다.

 

그렇다면 자기계발은?

프랭클린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사실 자기계발의 왕이라는 말을 붙이기는 좀 민망했다. 다른 자기계발서들에 비해서 프랭클린에 대한 책은 지침을 주거나 안내를 해주지 않았다. 대신 그가 살아온 삶에 대해 서술하는 성격이 강했다. 유일하게 자기계발서적의 냄새가 나는 부분이 바로 13가지 덕목을 말할 때였다. 

프랭클린의 13가지 덕목

벤자민 프랭클린은 지켜야 하는 덕목 13가지를 정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했다. 

 


  1. 절제(Temperance) : 배부르도록 먹지 말라. 취하도록 마시지 말라.
  2. 침묵(Silence) : 타인과 자신에게 유익하지 않은 말은 하지 말라. 쓸데없는 대화를 피하라.
  3. 질서(Order) : 모든 물건은 제자리에 두라, 일은 모두 때를 정해서 하라.
  4. 결단(Resolution) : 해야 할 일은 하기로 결심하고, 결심한 일은 반드시 행하라.
  5. 절약(Frugality) : 타인과 자신을 이롭게 하는 것 외에는 지출을 삼가고, 낭비하지 말라.
  6. 근면(Industy) : 시간을 헛되이 쓰지 말고, 항상 유익한 일을 행하며, 필요 없는 행동은 하지 말라.
  7. 진실(Sincerity) : 남을 일부러 속이려 하지 말고, 순수하고 정의롭게 생각하라. 말과 행동이 일치하게 하라.
  8. 정의(Justice) :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응당 돌아갈 이익을 주지 않거나 하지 말라.
  9. 중용(Moderation) : 극단을 피하고, 원망할 만한 일을 한 사람조차 원망하지 ㅁ라라.
  10. 청결(Cleanliness) : 몸과 옷차림, 집안을 청결하게 하라.
  11. 침착(Tranquility) : 사소한 일, 일상적인 사고, 혹은 불가피한 사고에 불안해하지 말라.
  12. 순결(Chastity) : 건강이나 자녀 때문이 아니면 성관계를 삼가라. 특히 감각이 둔해지거나, 몸이 약해지거나, 자신과 타인의 평화와 평한에 해가 될 정도까지는 절대 하지 말라.
  13. 겸손(Humility) : 예수와 소크라테스를 본받으라.

 

위의 덕목을 일주일 분량의 표로 상아판에 그려둔 다음 잘 지키지 못했을 때에 동그라미를 쳐 일주일 동안 얼마나 덕목을 지키지 못했는지 스스로 시험해봤다고 한다. 그는 덕을 갖춘 사람. 성실한 삶을 사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궁금증이 생기면 해결해 봐야 하는 성미 덕에 다양한 분야의 업적을 쌓은 사람이 됐다.

 

벤자민 프랭클린과 나

벤자민 프랭클린은 굉장히 사교성이 강한 사람이었다.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그 자신의 성실함을 보여줌으로써 타인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했다. 책에서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은 바로 위의 13가지 덕목에 대한 그의 마음가짐이었다. 난 목표로 가는 길에 나온 작은 돌부리에도 쉽게 넘어지고 '아! 이건 어쩔 수 없는 거였어'와 같은 생각을 하곤 했다. 전날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운동을 가지 않는다던지, 약속이 생기면 공부를 미루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를 관찰하며 완전한 덕체가 되고자 했다. 저런 완벽한 덕목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어딨냐는 주변의 비아냥과 조롱에도 별 신경쓰지 않았다. 뻔한 핑계나 대는 가벼운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난 블로그를 관리하기 시작한 요 몇 달 동안 의식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너무 게으르고 절제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프랭클린의 덕목에 따르면 절제, 질서, 결단, 근면을 크게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뭐 다른 덕목이라고 잘 지키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난 내 목표를 향해 가면서 받는 비아냥과 조롱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스스로가 가진 의심을 거두지는 못했다. 내가 이런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까? 지금 이렇게 초라한데 나중에는 바뀔까?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신념이 부족했던 것이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스스로가 완벽한 덕체가 되는 것에 대해 스스로가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런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고 노력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스스로를 믿는데 뭔가가 필요하진 않다. 나와 내 신념만 있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