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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서평

스탠퍼드 수학공부법 - 조 볼러

스탠퍼드 수학공부법

수학은 정말 어려운 학문이다. 우리 주변에 물리적으로 일어나는 현상들, 혹은 숫자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일들을 모두 수학이라는 언어를 통해서 말하고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일들에 대해서 호기심을 한 번쯤은 가져봤을 것이고 알아보려고 노력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수학이 정말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그 대다수의 사람들 중 하나다. 수학을 정말 못했고 꽤 일찍 포기했다. 말로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고 하고 끝까지 붙잡고는 있었지만 수능을 보는 그 날 까지도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전혀 알지 못했고 결과는 당연히 좋지 못했다. 대학에 들어와서 공부하기 시작한 대학수학도 당최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고 이번에도 결과는 좋지 못했다.

 

머릿속에서는 항상 '이걸 왜 내가 배우고 있어야 하나...' 하는 의문도 많이 들었고 잘 하고는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 수학을 잘하는 건지 막막하고 수식을 모두 외워야 할 것 같아서 항상 거기서 멈추고 말았다. 동기부여가 부족했던 셈이다.

 

지금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꿈꾸고 있기 때문에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 1번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수학이다. 기초도 부족하고 수학이 어떤 학문인지에 대한 이해가 없었기 때문에 먼저 수학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공부법도 함께 알 수 있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에 스탠퍼드 수학공부법이라는 책을 고르게 된 것이다.

 

첫 장을 펴자마자 든 생각은 '낚였다'였다. 스탠퍼드에서 수학을 어떻게 공부하고 가르치는지에 대한 것이 아니라 스탠퍼드 교수님이 어린 아이들을 교육할 때의 교수법이 책에 녹아들어있었다. 대학생이나 어려운 수학에 대해 알고싶었던 나로서는 굉장히 아쉬웠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기본적으로 수학을 어떻게 다뤄야하는지 전혀 몰랐기에 어린 아이들은 어떻게 가르쳐야 옳은가에 대해 알아두는게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결과적으로 느낀 점은 역시나 난 많은 시간을 수학에 투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나 이해하려고는 더더욱 하지 않았다. 내가 뇌의 가소성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불과 몇 년 사이이다. 그 이전에는 성장과 발전에 대한 생각 자체가 없었다. 이 책에서도 역시 뇌의 가소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수학적으로 뇌를 쓰면 쓸수록 발달한다는 것이다. 특정 나이가 되면 발전을 멈추거나 퇴보하는 것이 아니라 뇌는 계속 성장한다는 것이 뇌의 가소성인데, 이것만 알고 있다고 해서 수학을 잘해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용기를 좀 얻었다는 생각은 든다.

 

그리고 우리는 어릴 적부터 수학을 무언가를 풀기 위한 학문으로 교육을 받았다는 얘기에는 매우 큰 공감을 했다. 나는 이 부분에서 수학을 정말 싫어했었다. 수식을 외워서 문제를 풀기 위한 학문으로 수학을 알고 있었는데 사실 이런 교육에 대한 혐오 때문에도 수학 공부를 하기가 싫었었다. 학생 때는 이게 자연을 말해주는 학문이라고 누군가는 말씀해주셨겠지만 내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그런 식의 교육을 받지도 못했다.

 

특히, 반복적으로 연습문제를 푸는 것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자신의 자녀들에게 그런 숙제를 내주는 선생님들께는 직접 편지를 써서 아이들이 이미 이 문제의 개념에 대하여 알고 있다고 편지를 썼다는 부분에서는 정말 크게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난 연습문제를 풀지 않고 수학을 배운다는 게 어떤건지 아직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그림이나 어떻게 이런 수식이 생겨났는지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수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게 정말 새로웠다.

 

아는 것만으로는 다 해결되지 않는다. 내 인생에서도 수학이 쉽고 즐겁다는 말이 나올 때까지 즐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