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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서평

수면의 약속 - 윌리엄 C. 디멘트

나는 어릴 적 학교에서 잠을 많이 자는 학생이었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도 굉장히 수면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수업시간만 되면 졸리기 일쑤였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어서도 여전히 학교를 오면 졸렸다. 기력이 달린다는 생각이 항상 들었고 수업에 집중하거나 글을 보기 시작하면 졸리기 시작했다. 그 동안은 이게 큰 문제라고 느낀 적이 없었다. 친구들과는 서로 낄낄거리며 수업이 지루했다고, 친구도 나도 졸았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했다.

 

어째서 나는 항상 졸린가. 멀쩡하다고 느끼다가도 글만 보면 졸린 게 항상 내 탓이라는 생각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의지가 부족하다거나 글을 읽는 내공이 부족하다거나 하는 것들 말이다. 어찌보면 맞는 말이긴 했다. 하지만 내 스스로를 탓하는 것 만으로는 부족했다. 나의 성장이라는 주제를 놓고 생각하니 시간관리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되었고, 우리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수면에 대해 정말 궁금해졌다. 

 


 

아... 수업 개 졸리네

나는 살면서 '쇼트 슬리퍼', '잠을 줄이는 방법' 등에 대하여 많이 생각했다.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다른 사람들보다 뒤쳐져 있다는 생각이 내 스스로를 그렇게 몰아붙였다. 하지만 수면의 약속에서 나오는 얘기는 전혀 지금까지 내가 생각해왔던 것과는 다른 개념이었다.

 

누구나 적정 수면시간이 있으며 하루에 그 만큼의 수면을 취하지 않는다면 빚이 쌓인다는 게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수면빚'이라는 것이다. 내가 하루에 8시간을 자야하는 사람인데 그 만큼의 수면을 취하지 않고 만약 7시간을 잔다면, 오늘 1시간의 수면빚이 쌓인 것이다. 내일 9시간을 잔다면 바로 이 수면빚을 없앨 수 있다. 혹은 오늘 낮잠을 잘 수도 있을 것이다.

 

연령대별 권장 수면시간

난 수면빚이 엄청나게 많은 사람 중 하나일 것이다. 대부분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데, 청소년의 적정 수면시간은 보통 10시간이라고 한다. 난 주말에도 저 적정시간을 지켜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무려 6년 동안 저런 생활을 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 때의 수면빚은 어디로 간걸까? 저자는 이런 장기간의 수면빚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는 수면빚이라는게 있다는 것을 안 뒤로는 아마 이 수면빚을 쌓는 생활은 최대한 지양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예를 들면 운동 후의 졸음이라던지, 식사 후의 졸음은 쌓여있던 수면빚이 주간에 발현되는 현상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난 이 시간에 졸음이 오지 않은 적이 없었다. 항상 졸렸고 커피를 마시며 버티려고 하지만 또 어느 순간 졸고 있는 나를 자주 경험했다. 그러면서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도 조금씩 쌓였다. 하지만 저자는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야간에 나에게 정해진 적정량의 수면을 취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수면빚이 발현되는 시간에 버티지 못하고 졸게 되는 것이라는 거다.

 

저자는 이를 위한 해결 방법을 자기 자신의 수면 패턴을 잘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수면에 대해서 일기를 써보는 것이다. 평소에 얼마나 어떤 시간에 잤고, 그렇게 자고 난 뒤에 하루에 얼마나 졸음이 왔고 또 졸았으며 수면의 환경은 어떠했는지 등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 수면에 대한 생각이 많이 변했다. 수면은 죄악이라는 생각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것 같은데 나도 어느새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조금 자면서 많은 공부를 하고, 많은 일을 해야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이제는 적정한 시간을 자면서 깨어 있는 시간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가 앞으로의 나의 시간관리의 핵심이다.

 

수면은 꼭 적정한 시간을 자면서 말이다.